♧ 無 心 亭 ♧

세상에서 볼 수 없는 ‘물건’

無 心 2007. 12. 2. 10:19

세상에서 볼 수 없는 ‘물건’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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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 수레꾼이 수레에 깨를 가득 실은 채 힘겹게 언덕을 오르고 있었다.

수레꾼은 수레를 멈추고 이들에게 부탁했다.


“나를 도와 수레 뒤를 밀어주면 안되겠소?”

“당신을 도와주면 우리에게 어떤 보답을 하겠소?”

“이 세상에서는 볼 수 없는 것을 주겠소”

 


두 친구는 그 약속을 믿고 수레를 밀었다.

수레가 평지에 이르자 그들은 약속대로 그 물건을 달라고 했다.

 

“내가 뭐라고 했소.

이 세상에서 볼 수 없는 것이라고 하지 않았소.

나는 이미 그 물건을 주었는데 당신들이 보지 못했을 뿐이오.”

 

 

수레꾼이 웃으며 말했다.

“여보시오, 조금 전에 했던 약속인데 땀이 마르기도 전에 어떻게 다른 말을 하오.

군말하지 말고 이 세상에서 볼 수 없다는 그 물건을 내놓으시오.”

“허 참, 글쎄 그것은 볼 수 없는 것이래두.”

 

“좋아요 좋아, 볼 수 없어도 좋으니 그것을 내놓으란 말이오.”

그는 약이 올라 화를 냈다. 그러자 보다못한 친구가 말했다.

 


“이보게 친구, 볼 수 없는 물건이란 본래 없는 것이나 다름없네.

만약 있다면 그것은 ‘없는 물건’이란 이름뿐이네.

그러나 그것 또한 ‘거짓 이름’에 불과해 결국 저 수레꾼은 아무 것도 주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네.”

 

〈현우경〉