세상에서 볼 수 없는 ‘물건’
한 수레꾼이 수레에 깨를 가득 실은 채 힘겹게 언덕을 오르고 있었다.
수레꾼은 수레를 멈추고 이들에게 부탁했다.
“나를 도와 수레 뒤를 밀어주면 안되겠소?”
“당신을 도와주면 우리에게 어떤 보답을 하겠소?”
“이 세상에서는 볼 수 없는 것을 주겠소”
두 친구는 그 약속을 믿고 수레를 밀었다.
수레가 평지에 이르자 그들은 약속대로 그 물건을 달라고 했다.
“내가 뭐라고 했소.
이 세상에서 볼 수 없는 것이라고 하지 않았소.
나는 이미 그 물건을 주었는데 당신들이 보지 못했을 뿐이오.”
수레꾼이 웃으며 말했다.
“여보시오, 조금 전에 했던 약속인데 땀이 마르기도 전에 어떻게 다른 말을 하오.
군말하지 말고 이 세상에서 볼 수 없다는 그 물건을 내놓으시오.”
“허 참, 글쎄 그것은 볼 수 없는 것이래두.”
“좋아요 좋아, 볼 수 없어도 좋으니 그것을 내놓으란 말이오.”
그는 약이 올라 화를 냈다. 그러자 보다못한 친구가 말했다.
“이보게 친구, 볼 수 없는 물건이란 본래 없는 것이나 다름없네.
만약 있다면 그것은 ‘없는 물건’이란 이름뿐이네.
그러나 그것 또한 ‘거짓 이름’에 불과해 결국 저 수레꾼은 아무 것도 주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네.”
〈현우경〉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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